• 2023. 4. 20.

    by. 무꾸 Muccu

     

    미국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인 플로리다주 올랜도 근처의 디즈니월드가 '성교육 논란'에 휘말리게 되면서, 지난 55년동안 누려왔던 특혜를 잃게 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특별 조세 지구 지정 취소

    현지시각으로 20일 플로리다주의 상원은, 지난 1968년 이후에 지정된 '특별 조세 지구'의 지정을 취소하는 법안을 상정하여, 찬성 23표와 반대 16표로, 특별 조세 지구 취소 법안이 가결되었습니다. 공화당이 우세를 보이고 있는 하원에서도 21일 표결에 들어가는데, 상원과 같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특별 조세 지구 지정 취소 법안이 발효되면, 디즈니월드가 위치하고 있는 '리디크리크 개선지구'는 2024년 6월부터 독자적인 행정 단위로서의 지위를 상실하게 됩니다.

     

     

    디즈니월드가 있는 리디크리크 개선지구

    '리디크리크 개선지구'는 원래 배수구지가 있던 지역이었는데 디즈니월드의 4개 테마파크와 20여 개의 대형 숙박시설이 들어서서 개발되는 과정에서 1967년 주 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디즈니월드 부지 전체에 특별지구 자치권을 부여받아 별도의 행정 단위로 지정되어습니다. 행정을 독자적으로 하는 '리디크리크 개선지구'는 말 그대로 디즈니왕국인 셈인데요. 이렇기 때문에 디즈니월드는 상수도 뿐만 아니라 도로나 건물들도 주 정부의 허가 없이 자체적으로 지을 수 있답니다. 또한 이곳에 상주하는 주민은 50명도 안되지만 하루 최대 35만명이 방문하는 이 곳에서 사실상 행정까지 도맡고 있기 때문에 디즈니월드는 스스로 세금을 내고 스스로 예산을 집행하면서 연간 수천만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아낄 수 있었는데요. 리디크리크 개선지구 개발 당시에 주지사가 플로리다 최고의 관광명소가 될 것이라고 예언한 것처럼 디즈니랜드 개발 이후 그 주변은 연간 7500만명이 방문하는 최고의 관광지가 되었습니다. 

     

    디즈니와 플로리다가 싸우는 이유는?

    2023년 4월 플로리다주의 주의회가, 초등학교 3학년까지는 동성애는 물론 성적 지향이나 성적 정체성, 성 소수자들에 대해 가르치거나 성교육을 하는 것 금지하는 법안인 '부모의 교육권법(Parental rights in education law)'을 제정한 것이 디즈니와 플로리다의 싸움의 발단이었습니다. 만약 교사가 초등학교 3학년 이하의 아이들에게 성소수자나 성교욱에 대해 한마디의 말이라도 한다면 학부모가 즉각 고소를 하여 처벌할 수 있는 법안인데요. 더 나아가 론 주지사와 이 법안을 찬성하는 지지자들은 젹용 범위를 초등학교 6학년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부모의 교육권법이 지정되고 디즈니는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성소수자들을 겨냥한 인권침해적 법률이라는 지적이 있고, 다양성을 추구하는 디즈니의 여러 직원들도 이를 방관하는 사측에 항의하며 본사 차원에서 확답을 해달라고 요구를 하였습니다. 이에 디즈니는 긴 고민 끝에 CEO 밥 차펙이 직접 직원들의 편에 서며 침묵한 것에 대해 사과를 했고, 부모의 교육권법이 철회되도록 노력하였습니다. 또한 다른 주에서도 비슷핮 법이 제정되지 않도록 힘을 써보겠다고 밝혔는데요. 그러자 플로리다주의 론 주지사가 이에 반발하며 디즈니만을 노려 특별 조세 지구 지정을 취소하는 법안을 발의한 것입니다.

     

    디즈니의 대응

    디즈니는 플로리다주의 특별 조세 지구 지정 취소 법안에 대해 법무팀을 꾸려 대응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디즈니 내부의 말에 따르면 플로리다주에서는 정치자금을 풀지 않겠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디즈니는 2020년 대선 때 공화당과 민주당에 2천만달러 (한화 약 247억)의 정치 자금을 제공한 정치 자금계의 큰 손입니다. 이러한 큰 손인 디즈니가 정치자금을 풀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공화당의 정치인들을 더 화나게 만든 것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2024년 대선의 공화당 후보에 있는 플로리다주 론 디샌티스 주지사는 디즈니에 대해 호전적 태도를 보이며 "디즈니는 너무 오랫동안 플로리다에서 특별한 혜택을 누려왔다, 싸움을 걸기를 원한다면 사람을 잘 못 골랐다" 라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디즈니월드 내 새로운 건설 계획과 세금 관련 문제를 포함해 전방위적인 공격을 예고한 상황인데요. 디즈니가 어떻게 대응해나갈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